▶ 답답한 세상

 

 
























































































































































































































































 

 

- 책을 내면서(서문)

80년대 미국 대통령이었던 로날드 레이건 대통령은 인류 발전원리에 대해 매우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그는 1986년 미국상공회의소 연설을 통해 "인류발전의 원천은 인간의 힘을 조종하고 얽매는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이를 해방시키는데서 나오며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은 석유나 금이 아니라 인간잠재력의 무한한 가능성이다"고 갈파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이어 "발전을 위해서는 자유를 포기해야 하는 제 3세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개발 모델로서의 마르크스-레닌 주의는 빈곤만 가져왔다"고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의 이런 주장이 아니라도 인류발전의 원천은 인간의 힘을 해방하는데서 나온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치다.

 인간의 힘을 해방한다는 것은 바꿔말하면 인간의 자유와 평등, 그리고 인간다운 기본권의 존중과 보장을 뜻한다. 자유 평등과 기본권 보장은 정치의 민주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도 분명하다.

 최근(1987년) 우리사회는 이 ‘민주화’운동의 열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 열기는 여·야당의 개헌협상 테이블과 학원데모, 교육민주화 운동단체 및 종교집회와 각종 재야 단체집회, 그리고 노동현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안에 있는 사람이나 재야 사람들이거나를 막론하고 모두가 이 민주화를 입버릇처럼 되뇌지만 나타나는 결과는 민주화와는 거리가 멀기만 해서 안타깝다. 가령 1986년 하반기 이래 민주화 개헌에 여야간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계속 표류하고 있는 것이나 헌법에 보장된 언론 집회자유가 부단한 정부개입 때문에 여전히 제대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등은 모두 민주화 노력에 역행하는 현상들이다.

 KBS와 MBC는 상업주의 오염과 정부기관의 간여로부터 벗어나 <공정한 방송>을 한다는 명분과 목표아래 출범했다. 그러나 두 방송은 시청자들의 거듭된 시청료 거부운동에도 불구하고 편파 왜곡방송의 타성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편파 왜곡방송 경향은 2002년 7월현재도 정도차는 있어도 80년대와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 같다.

 KBS와 MBC등 두방송은 ‘공영’의 이름아래 한국 지상파 방송 매체를 거의 독점하고 있었고 정부 홍보방송기관으로 전락함으로써 국민에게 실망과 좌절을 들씌웠다. 두방송의 이런 자세는 결국 신속하고 객관적 보도와 공정한 논평이라는 언론의 막중한 사명과 기능을 외면한 것이다. 객관적 보도와 공정한 논평이 결여된 방송은 영혼 없는 사이비 언론이며 민주화 조류를 역진시키게 된다.

 당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온 국민을 분노와 증오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인권 탄압의 극치며 산 증거였다. 고문은 인간성을 황폐화하고 마침내 말살하는 잔혹행위로서 시효를 초월한 반인륜적 범죄다. 그것은 민주사회에서는 용납할수 없는 악덕으로서 온 인류의 이름으로 규탄되고 응징되어야 마땅할 사악한 범죄다.

 과학기술과 학문발전의 산실인 대학에 필요불가결한 자율이 없다는 것도 큰 문제다. 초중등교육 현장과 교단에서 교육언로가 차단되고 봉쇄되었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수치다.

 1986년 시국선언에 가담했던 대학교수들중 적쟎은 사람들이 해직돼, 부당한 보복인사조치를 당했다. 또 <5·10교육민주화선언> 관련 중등교사들중 많은 사람들이 면직, 정직, 감봉등 징계를 받거나 타도의 낙도와 벽지로 강제 전출되는등 보복인사조치를 당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대학과 중등교단에서 자율이 억압되고 교육언로가 막혔다는 것을 말해준다.

 대학과 중등교육 현장에서 교육언로가 봉쇄되고 자율이 억압된다면 교육발전은 그만큼 후퇴하고 2세교육의 질도 떨어트리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이로인해 대학총장과 교수의 권위도 실추되고 중등교사들의 사기도 움츠려 들 것이다.  교육의 모든 것을 중앙에서 시시콜콜 지시하고 명령하는 교육행정 작태는 교육당국과 정부, 스승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교육능률을 극도로 저하시킬 것이다.

 86년 87년 2년간 잇따라 서울대학교 졸업식장에서 벌어진 졸업생들의 집단퇴장 사건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때 학생들은 교육행정의 최고책임자인 문교부 장관 축사를 야유하고 총장식사때 돌아서서 집단퇴장 했다. 누구도 이런 행동을 잘했다고 칭찬할 수 없지만 당시 교육현장의 불만과 부조리, 억압에 대한 학생들의 강력한 저항이었다.

 헌법에 언론자유가 엄연히 명문화 되어 있지만 보도와 논평에 대한 권력의 직접 간접, 유, 무형 간섭이 그치지 않았다는 것 또한 당시의 부끄러운 언론상황이기도 하다. 언론자유 보장없이는 인권보장과 고문의 예방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또 인권보장 없는 민주화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다.

 돌이켜 보면 지난 60년대, 70년대, 80년대 야당과 재야 및 종교단체, 학원 언론들이 벌인 정치사회운동은 하나같이 자유, 평등, 언론자유를 쟁취하는 목표에 집중되었다. 한마디로 민주화 노력들이었다.

 당시 학생운동과 야당의 대정부 공세 및 언론들의 비판은 모두 나라의 자유화 민주화라는 공동목표를 향한 것이었다. 민주화 운동에 편승한 극좌파와 북한 공산주의를 찬양, 지지하는 세력들은 궁극적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제외되어야 할 것이다. 당시 민주화 운동은 30여년에 가까운 긴 세월동안 추진해온 국민들의 총체적 민주화 운동이면서 민주화의 긴 대장정(大長征)이었다.

 통일은 다음단계의 국가목표다. 통일은 북한의 자유화 민주화, 산업화 순서로 이룩되어야 한다. 이런 과정은 우리의 건국이념과 헌법정신, 그리고 세계보편가치에 비춰 당연 수순이라고 생각한다.

 민주화운동의 대장정에는 학생들 언론, 일부 기독교 및 가토릭등 종교세력과 노동운동가들도 합류했다. 특히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은 86년부터 직선개헌과 언론자유 보장등에 관해 정치성 높은 발언을 서슴치 않아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의 발언은 국내외의 비상한 주목을 끌었다. 그는 한국정치상황에서 위기를 맞을 때 마차 북두칠성과 같은 방향타 역할을 했다.

金 추기경의 한마디 한마디는 모든 정치가들을 합친 것 보다 더 큰 무게와 비전, 미래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서 전국민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았다. "정치인들은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金 추기경의 그때 명언은 정치인들뿐 아니라 전국민들의 눈과 귀를 번쩍 뜨이게 하는 깊은 경륜과 철학을 담고 있었다.

 이나라 민주세력들의 30여년간의 공동노력은 국민들의 정치 의식수준을 급격하게 향상한데 이어 86년부터 전세계를 태풍처럼 휩쓸기 시작한 자유화 민주화 바람과 함께 오늘날 한국을 자유민주국가로서 세계 선진대열에 올려놓았다.

 86년 한해동안 환태평양에 불어온 자유화 민주화 바람은 2월 7일 중미 하이티에서 성난 민중들이 독재자 듀발리에를 권좌에서 축출하고 이어 2월 25일 필피핀에서 20여년간 장기독재를 한 마르코스를 권좌에서 끌어내렸다. 필리핀은 우여곡절 끝에 87년 2월 2일 개헌국민투표를 마치고 민주화 일정을 착실하게 진행시켜 암살된 민주투사 아키노의 미망인 코라손 아키노 여사가 대통령에 오르는등 민주화를 향해 거대한 도약을 했다.

 피플파워로 일컫는 필리핀의 <2월 민중혁명>을 고비로 미국의 대우방정책이 커다란 전화기를 맞았다. 그것은 반공중심의 對우방국정책에 대한 미국정부의 일대변화였다. 당시 레이건 대통령은 86년 3월 의회에 보낸 메시지에서 미국은 좌익든 우익이든 어떤 형태의 독재정권도 반대한다는 뜻을 전했다.

  비슷한 시기 중국(당시 中共으로 불려짐)은 시장경제 도입으로 자본주의 경제 실험을 하면서 자유화, 개방화 폭을 빠른 속도로 확대해 나갔다. 85년 집권한 고르바쵸프 역시 <국가재건> 기치아래 정치, 경제 사회면에 걸쳐 자율과 개방폭을 놀랄만큼 빠른 속도로 넓혀가고 있었다.

 당시 공산 종주국가로는 놀랄만큼의 큰 변화였다. 이것이 동구권 공산국가들에게 미친 영향은 혁명적이었다. 중국보다 늦게 개방에 착수한 소련은 오히려 개방속도에서 중국을 앞질렀다. 당시 소련의 급진개혁과 자본주의화는 소련사회의 각종부조리와 퇴행성 요인들과 결합해서 드디어 91년 소련의 붕괴로 이어졌다.

 두 거대 공산국가의 개혁개방은 사회발전의 원천은 인간에너지의 억제보다는 해방에서 나온다는 진리를 명백히 터득했기 때문이다. 그때 미국은 공산주의와 좌익뿐 아니라 반공우익 독재도 반대하지 않고는 국가이익을 도모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이 일시적 안보불안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독재를 반대하고 각국 민주화 세력과 적극적으로 협력, 제휴하고 나온것도 미국정부의 이런 새로운 판단에 근거한 것이다. 그때부터 미국은 좌익 공산주의 정권뿐 아니라 우익 반공독재자들에게도 분명한 거부입장을 밝혀 민주화 세력을 고무하고 협혁하게 된 것이다.

 그때 이래 자유화 민주화 대조류는 범세계적 보편가치로 자리 매김되었고 이런 조류에 합류하지 않는 국가와 세력들은 오늘날 생존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2001년 미국 뉴욕 세계무역센터 자살테러공격이후 세계는 민주대 반민주, 독재대 반독재, 테러리즘 지원국대 반대진영으로 극명하게 갈라서게 되었다.

 박정희 정권의 18년간, 이상 자유, 민주, 인권사상을 함축한 신문 칼람들을 모아 한권의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내용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언론, 국제문제에 관해 동아일보와 신동아 그리고 대학신문들, 기타 정기간행물에 발표한 칼람들이다. 대부분 내용들이 언론자유, 학원데모와 대학자율화, 교육자치, 평화적 정권교체등 민주화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에 발표 시기와 관계 없이 대선의 해인 2002년에도 여전한 관심사들이다.

  아울러 그때 봄철 붐비는 출판물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졸저의 출판을 맡아주신 문예출판사 전병석(田炳晳) 사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2002년 5월

                                                             여영무(呂永茂)



 <차례>

 제1부 풀어야 할 우리의 과제들--------------------13

   

    우리 주체성의 뿌리는 홍익인간--------------------------14

    역사의식 없인 대타협 이룰수 없다------------------------24

    1987년의 정국(政局) 전망과 변수-------------------------31

    언론자유없인 정치부패 못막는다--------------------------35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부고속도로------------------------38

    국민을 위한 정치인가, 국민에 의한 정치인가----------------41

    권력집중은 부패의 온상이다------------------------------44

    선거는 통치자와 국민간의 약속이다------------------------46

    고문의 반인간성을 규탄한다------------------------------48

    올림픽은 만병통치약인가---------------------------------51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 세워야 한다-----------------------54

    사치성 이민은 역적이다----------------------------------57

    박대통령과 국가비상사태 선언-----------------------------61

    유신전야(維新前夜) 초조했던 박정권------------------------65

    평화통일의 단계적 접근----------------------------------68

 

 제2부 아직 트이지 않은 우리의 언로-----------------71

 

    박종찰 고문치사 사건과 KBS·MBC의 편파보도--------------72

    미국최초의 전국지(全國紙) 《USA TODAY》----------------85

    시급한 국내저작권법 정비--------------------------------105

    대학신문에 무엇을 담아야 하나----------------------------116

    뉴스와 흥미를 함께 주는 미국신문들------------------------122

    공·민영 방송의 병존시대 와야 한다------------------------127

    언론은 자율에 맡겨야 한다--------------------------------130

    필리핀 정정(政情)과 언론자유------------------------------134

    소금이 짠맛을 잃는다면-----------------------------------136

    약속과 문명---------------------------------------------139

    잘되면 제복, 못되면 조상탓--------------------------------142

    백지장도 맛들면 낫다-------------------------------------145

 

제3부 조령모개(朝令暮改)의 우리교육------------------149

 

   한국에서 대학총장은 무엇인가-------------------------------150

   바람직한 학생자치단체의 존재양식----------------------------166

   고기가 물을 다시만난 해직교수 복직--------------------------185

   오늘의 대학, 대학생 그리고 사회-----------------------------194

   눈감고 아웅하는 일본역사 교과서-----------------------------207

   세계를 선도하는 한국학생운동의 맥---------------------------215

   교육개혁과 대중매체의 역할---------------------------------223

   사립유치원 납입금의 자율화 문제-----------------------------229

   청소년의 성(性)교육은 왜 필요한가----------------------------235

   세계속의 한국인상(像)---------------------------------------241

   공정성 잃기 쉬운 내신(內申)제도------------------------------247

   여름방학과 지역사회 학교------------------------------------250

   인간성 상실 재촉하는 과학발전--------------------------------253

 

제4부 사각(四角)의 정글속에서 살길 찾아야--------------255

 

   21세기 주역  노린 일본 신국가주의----------------------------256

   보수와 진보의 균형이 사회발전 가져온다------------------------270

   치유가 어려운 미국의 마약·성(性)·도박·폭펵------------------280

   한국인 150만명 비밀철수계획의 진상(眞相)-----------------------291

   3차 국공합작(國共合作)은 가능한가-----------------------------319

   환태평양 시대의 번영은 필연적이다-----------------------------334

   유러코뮤니즘, 공산주의, 사회민주주의---------------------------345

   레이몽 아롱에게 들어본 80년대의 남북한------------------------353

   필리핀 2월혁명 한돐과 한국-----------------------------------359

   깨어진 옥보다 온전한 한 장의 기왓장이 낫다---------------------362

   共産 사촌들의 싸움, 중월전(中越戰)-----------------------------365

   파키스탄 핵무기, 힌두탄(彈)에 맞선 이슬람탄(彈)------------------368

   호랑이 키워 화 입는 꼴 되지 말아야-----------------------------371

   메뚜기처럼 바삐도는 정상외교----------------------------------374